어제 방송된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장난감과 마지막 음성 - 변호사 남편은 왜 아내를 살해했나'편이 방송되었는데요.
사건은 지난해 12월 3일,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두 아이의 엄마이자 유능한 직장인 40대 박수진 씨가 피살되면서 시작되었죠.
그것이 알고싶다 변호사남편 국회의원 아버지 현경대 전 의원 아내 살해 이유 휴대전화에 남은 녹음 파일 내용은?
사건 직후 현장에서 용의자로 체포된 이는 그의 남편이자 대형 로펌 변호사 최 씨.
두 사람은 당시 이혼 소송으로 별거 중이었기에 사건 발생 20일 전부터 수진 씨는 남편의 집 인근에 따로 거처를 마련해 딸과 함께 지내고 있었는데요. 사건 당일 딸아이의 가방을 가져가라는 남편의 연락을 받고 남편의 집으로 갔다가 변을 당했던 박수진씨.
119 구급대에 의해 실려 나온 수진 씨는 머리 부위에서는 최소 7곳에 이르는 열창과 목이 졸린 흔적이 발견됐는데, 범인 최씨는 고양이 장난감으로 고양이와 놀아주던 중 수진씨가 자신을 치고 가면서 싸움이 벌어졌고, 우발적으로 아내를 살해했다고 진술했죠.
정신없이 아내와 몸싸움을 벌인 후 정신을 차렸을때 이미 아내가 쓰러진 이후였다고 말했던 최씨.
검찰은 "범행을 멈출 기회가 몇 번이나 있었음에도 살해한 것으로 우발적인 범행이라 볼 수 없다"며 "범행 경위와 수법, 이후 태도 등에 비춰보면 엄정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무기징역을 구형했는데요.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은 “살인의 방법, 살인에 이르게 된 과정, 사용된 수단 모든 걸 감안하면 ‘우발’이란 단어를 사용하기 어렵다”고 분석했죠. 그는 “폭력을 할만한 계기나 명분이 없었는데도 일방적으로 폭행했고 그것도 도구를 사용했다”며 “일순간의 폭력이 아니라 상당히 장시간 폭행했다”고 지적했죠.
수진 씨 유가족들도 고의적인 살해 의혹을 제기했는데요.
수상한 정황은 최 씨가 곧바로 119에 신고하지도 않았고, 전 국회의원이었던 아버지에게 연락을 먼저 하고 현장을 이탈했기 때문이었죠. 최씨의 아버지는 5선 국회의원을 지낸 현경대 의원. 현경대 전 의원은 5선 의원 출신으로 검사 출신 변호사로, 박근혜 정부 시절 장관급인 민주평통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을 역임하기도 했는데요.
최 씨의 아버지 현경대 전 의원은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에게 "나도 호소하고 싶은 게 많다. 우리 세상이 원인 없이 결과가 있을 수 없었다. 모든 게 인과의 원칙으로 세상이 우주 만물이 돌아가는 건데"라는 반응을 보였는데요.
며칠 뒤 답을 주겠다며 자리를 떴던 그는 이후 약속한 날짜에 갑자기 닥친 불행한 일로 마음이 힘들다며 취재를 사양하겠다는 거절의사를 전했죠.
대체 수진씨와 최씨 사이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수진씨는 그간 두 차례 이혼 소송을 준비하며 500장에 달하는 증거 자료를 모으고 있었는데요.
사건이 발단이 된 것은 아이가 침대에서 떨어져 응급실에 갔을때 의사들이 다른 처치를 하느라 아이를 신경쓰지 못했고, 최씨가 흥분을 하는 것을 말리던 수진씨에게 모성애가 없다는 말로 막말을 쏟아냈던 것이었죠.
이후 2018년 뉴질랜드로 아이들과 함께 떠난 남편. 이에 수진씨는 뉴질랜드와 가까운 곳으로 국가로 발령받아 근무했는데요. 그러나 그곳에서도 이들의 갈등이 계속되었고, 특히 최 씨는 아이들에게 수진 씨를 엄마 마녀라고 부르게 하고 이상한 메시지를 보내게도 했죠. 뿐만 아니라 수진 씨를 아동학대로 고발하기도 했던 그.
그는 수진 씨의 외도를 의심하며 수진 씨가 일 때문에 연락이 되지 않을 때면 직장 동료들에게 연락을 해 괴롭히기도 했는데요. 수진씨의 회사에 이상한 이메일을 보낸다던지 하는 행동을 했던 최씨로 인해 수진씨가 이혼을 마음 먹게 된 듯 보였죠.
최 씨의 지인들은 그가 살인 사건에 연루된 것보다 로펌에 들어갔다는 데 놀랐다는 반응이었는데요. 이에 전문가는 "대형 조직에서는 자기 모습을 보여주지 않다가 자기가 조종 통제할 수 있는 대상 앞에서는 자기를 특별대우 하지 않으면 터지는 것이다. 가해자의 성격적 특징은 스포일드 어덜트 신드롬, 버릇없는 어른 증후군이다"라고 분석했죠.
이혼 소송 제기하기 전 몇 번 이혼 소장을 접수한 적 있던 수진 씨. 그는 소송을 준비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고. 남편의 집안이 어떤 집안인지 알고 소송을 거부하는 이들도 있었다는 것. 급기야 상담을 하던 중 수진씨의 시댁 이야기를 듣고 명함을 들고 도망간 변호사도 있었던 것이었죠.
최씨의 우발적 범행이라는 주장에 힘을 쏟는 최씨의 변호인들. 최씨의 변호인들은 증인으로 나온 부검의에게 '피신','흉기' 등의 단어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했는데요. 쇠파이프로 된 흉기를 굳이 고양이 장난감이라고 말하며 최씨의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는 이들.
그러나 5차 공판전, 이후 수진씨의 휴대전화에서는 사건 정황이 담긴 녹음 파일이 발견되었죠.
양 측이 팽팽한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열린 지난 5차 공판.
녹음 파일 속에는 아들과 인사를 나누고 3분도 되지 않은 시간 후에 비명을 지르는 수진 씨의 목소리가 남아있었는데요.
아들과 반갑게 인사 한 후 짐을 챙기는 듯한 수진씨의 외마디 비명. 엄마의 비명에 방에서 나온 아들은 무슨 일이냐고 물었고, 이에 수진 씨는 112에 신고해 달라고 했고 최 씨는 방에 들어가 있으라고 말했죠.
이 상황을 멈추기 위해서인지 "오빠 미안해"라고 말하던 수진씨는 퍽퍽 소리와 함께 이내 숨을 거두었는데요.
이에 전문가는 우발적인 폭행으로 보기 힘들다는 분석을 내놓았고, 아직 사건에 대한 공판은 진행이 예정되어 있는 상태로 알려졌답니다.
